
《외계+인》 시리즈는 2022년 1부, 2024년 2부로 공개된 최동훈 감독의 대규모 SF 프로젝트입니다.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SF·무협·판타지·역사극의 융합을 시도하며, 새로운 세계관과 장르 결합의 한계를 실험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빠른 전개와 화려한 시각효과로 주목받았지만, 동시에 복잡한 세계관으로 인해 관객의 해석을 요구하는 난이도 높은 영화로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외계+인 1부》와 《외계+인 2부》의 핵심 줄거리 요약, 그리고 이 시리즈가 남긴 의미와 한계를 함께 정리합니다.
1. 외계+인 1부 — 시간과 차원을 가로지르는 서사의 시작
1부의 부제는 ‘시간을 가로지르는 자’. 영화는 고려 말기와 2022년 현대라는 두 시공간을 교차하며 전개됩니다.
현대에서 가드(김우빈)는 지구에 숨어 있는 외계 죄수들을 감시하는 존재입니다. 그는 인공지능 로봇 썬더와 함께 지구를 ‘감옥 행성’처럼 관리합니다. 그러던 중 한 외계 죄수가 탈출하면서 시스템 전체가 무너지고, 인류에게 외계의 존재가 드러날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한편 고려 시대로 넘어가면, 도사 무륵(류준열)이 하늘에서 떨어진 ‘신검’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 펼쳐집니다. 이 신검은 세상의 균형을 뒤바꿀 열쇠이자, 현대의 사건과도 깊게 연결된 신비한 에너지의 근원입니다. 무륵, 이안(김태리), 천둥이(김우빈) 등 각기 다른 존재들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 얽히며, 2부의 거대한 퍼즐이 서서히 그려집니다.
1부는 다소 난해하지만, 기억과 정체성, 인간과 외계의 경계라는 철학적 주제를 던지며 새로운 서사의 서막을 엽니다.
2. 외계+인 2부 — 감정과 세계관의 완성
2부의 부제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자’. 1부에서 흩뿌려졌던 복선들이 회수되고, 인물들의 정체가 명확히 드러나며 서사의 흐름이 빠르게 이어집니다.
무륵은 자신이 단순한 도사가 아니라 외계 문명과 연결된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그는 ‘운명을 막을 자’로서 신검을 지키며 현대의 전투에 깊숙이 관여하게 됩니다.
가드(김우빈)는 기계적 존재에서 인간적인 감정을 가진 인물로 성장하며, 사명감과 감정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그의 변화는 인간성과 인공지능의 경계를 묻는 중요한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이안(김태리)은 2부에서 서사의 중심 인물로 부상합니다. 그녀는 외계 세력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 고려 시대부터 준비해온 존재이며, 전투와 시간 여행을 넘나들며 영화의 정점을 이끌어 갑니다.
2부의 클라이맥스는 고려와 현대가 융합되는 시공간 전투로, 마치 한국형 멀티버스를 보는 듯한 시각적 스펙터클을 선사합니다. 무협과 SF가 한 장면 안에서 충돌하며, 최동훈 감독만의 장르적 실험이 완성됩니다.
3. 주요 관람 포인트 — 알아두면 더 흥미로운 외계+인
① 장르 혼합의 매력
《외계+인》의 가장 큰 특징은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는 구성이죠. 외계 전쟁, 무협 도술, 역사 판타지가 동시에 등장하며 총과 검, 로봇과 도사, 마법과 과학이 한 화면에 공존합니다. 이는 한국 영화가 할리우드 SF 문법을 넘어 ‘고유한 세계관’을 구축하려 한 대담한 시도입니다.
②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
김우빈, 김태리, 류준열, 조우진, 염정아, 이하늬 등 주연급 배우들이 각자 독립적인 서사를 지니며,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도 감정의 일관성을 유지합니다. 특히 김태리의 미스터리한 존재감과 김우빈의 인간적 변화는 시리즈의 감정선을 이끌어가는 핵심 축입니다.
③ 비주얼과 액션 연출
고려 시대의 고풍스러운 건축미와 외계 기술의 하이테크 비주얼이 공존하며, SF 블록버스터로서의 볼거리 또한 탁월합니다. 썬더의 변형 장면, 공중전, 에너지 빔 전투 등은 한국 영화 CG 기술의 진화를 보여줍니다.
④ 감독 최동훈의 실험 정신
《도둑들》, 《암살》로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잡았던 최동훈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전혀 다른 영역으로 나아갔습니다. 익숙한 현실 대신 한국적 상상력으로 세계 SF를 해석하려는 시도는 한국 영화의 장르 다양성 확장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4. 외계+인의 세계관과 철학적 의미
① 인간과 외계의 경계
영화는 인간이 가진 감정, 그리고 그 감정이 만들어내는 선택을 중심으로 합니다. 외계 존재든 인공지능이든, 결국 ‘감정을 느끼는가’가 인간성을 정의하는 기준이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② 시간의 순환과 운명
1부와 2부 모두 시간의 순환 구조를 따릅니다. 과거가 미래로 이어지고, 미래가 다시 과거를 바꿉니다. 이 구조는 ‘운명을 막을 자’라는 키워드를 통해 인간이 과연 미래를 바꿀 수 있는가를 탐구합니다.
③ 기억과 정체성의 문제
가드, 무륵, 이안 모두 기억을 잃거나 변형된 상태로 등장합니다. 그들의 여정은 결국 ‘나는 누구인가’를 찾아가는 정체성 회복의 과정이며, 이는 SF라는 외피 속에 담긴 인간 드라마의 본질이기도 합니다.
5. 외계+인의 의미와 한계
의미: 한국 영화계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SF 시리즈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외계+인》은 새로운 도전의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전통과 현대, 신화와 과학을 결합하며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세계관을 구축한 시도 자체가 유의미합니다.
한계: 다만, 지나치게 많은 설정과 빠른 전개로 인해 일반 관객이 스토리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복잡한 세계관이 감정선보다 앞서다 보니, 감동보다는 ‘설명’이 남는 영화라는 평가도 일부 있죠.
결론 — 한국형 SF 시리즈의 새로운 가능성
《외계+인》은 완벽한 영화는 아니지만, 한국 영화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실험적인 시리즈입니다. 기존 장르 문법을 넘어서는 시도, 감독의 세계관 구축 능력,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은 한국 SF의 가능성을 증명했습니다.
2025년 지금 다시 이 영화를 본다면, 우리는 단순한 볼거리가 아닌 ‘상상력의 한계에 도전한 창작자들의 용기’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형 SF의 도전은 이제 시작입니다.
💭 마무리 한 줄
《외계+인》 — 장르의 경계를 넘어, 상상력의 한계를 시험한 한국 SF의 모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