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엑시트》는 2019년 개봉 당시 신선한 설정과 공감 가는 캐릭터로 큰 화제를 모은 작품입니다. 조정석과 임윤아의 조합, 현실적인 청춘 서사, 그리고 한국적 정서가 살아 있는 코믹한 연출로 “한국형 재난 영화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았습니다. 단순히 위기를 그리는 재난 영화가 아니라, 웃음·긴장·감동을 완벽히 조합해 관객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한 영화입니다.
1. 영화 줄거리 — 평범한 청년의 비범한 탈출기
주인공 용남(조정석)은 한때 암벽등반 동아리의 에이스였지만, 졸업 후 수년째 취업에 실패한 백수입니다. 가족에게는 ‘한심한 아들’, 사회에서는 ‘잉여 청년’으로 취급받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싶어 합니다.
어머니의 칠순잔치 날, 가족이 모두 모인 연회장에서 용남은 우연히 대학 시절 동아리 후배였던 의주(임윤아)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어색한 재회가 이어지던 그때, 갑작스럽게 도심 한복판에서 정체불명의 유독가스가 퍼집니다. 평화롭던 일상이 순식간에 혼란으로 뒤바뀌는 순간, 두 사람은 생존을 위해 고층 빌딩을 오르고, 밧줄을 걸어 다른 건물로 뛰어넘는 목숨 건 탈출을 시작합니다.
가스가 점점 높이 차오르고, 구조 헬리콥터는 제한된 사람만 태울 수 있습니다. 영화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속에서 주인공들이 겪는 위기를 빠른 템포로 전개하며 관객의 긴장감을 끌어올립니다. 평소에는 무용지물로 보이던 그의 암벽등반 실력이 결정적인 순간에 빛을 발하며, ‘평범한 사람의 숨은 가능성’이라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남깁니다.
2. 캐릭터와 영화적 매력
1) 현실적인 청춘의 초상 — 용남
용남은 완벽한 영웅이 아닙니다. 실패한 취준생, 가족에게 무시받는 청년, 스스로도 자신을 믿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위기 상황 속에서 그는 ‘포기하지 않는 사람’으로 변모합니다. 이 캐릭터의 성장 서사는 현실의 청년 세대가 느끼는 무력감과 맞닿아 있으며, 그가 끝내 가족과 사람들을 구하려 하는 모습은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은유로 읽힙니다.
2)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 — 의주
임윤아가 연기한 의주는 기존 재난 영화 속 ‘보호받는 여성’의 틀을 깨뜨립니다. 그는 냉정한 판단력과 행동력을 갖춘 인물로, 위기 상황에서 용남과 대등하게 작전을 세우고 행동합니다. 이 캐릭터는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위기를 함께 이끌어가는 주체적 존재로 그려지며, 젠더 균형 있는 서사의 좋은 사례가 되었습니다.
3) 생활 공간을 무대로 한 재난 연출
《엑시트》는 대규모 CG보다는 생활 밀착형 공간을 재난의 무대로 설정합니다. 옥상, 회의실, 엘리베이터, 건물 외벽 등 익숙한 공간이 위기의 현장이 되면서 현실감이 극대화됩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재난”이라는 설정은 관객에게 강한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3. 연출과 장르적 완성도 — 코미디와 스릴의 절묘한 균형
감독 이상근은 재난의 공포를 지나치게 비극적으로 다루지 않습니다. 대신 상황의 긴박함 속에 유머를 절묘하게 녹여내며, “웃으면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영화”라는 새로운 장르 조합을 만들어냅니다. 용남이 가스에 쫓기며 가족을 구하려는 장면에서도 절망보다 웃음과 인간미가 먼저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CG와 실제 세트를 적절히 조합하여, 과장되지 않은 현실적 재난을 구현했습니다. 높은 빌딩에서의 암벽등반 장면이나 로프 액션은 할리우드식 스케일과 달리 인간적 한계 내의 스릴로 완성되어 관객의 공포와 공감을 동시에 자극합니다.
4. 흥행과 관객 반응 — 모두가 공감한 “한국형 히어로”
《엑시트》는 개봉 후 9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여름 시장에서 블록버스터들이 대거 경쟁했음에도, 입소문과 공감의 힘으로 장기 흥행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가족 관객층과 20~30대 청년층이 폭넓게 반응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작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관객들은 “웃다가 울었다”, “끝까지 손에 땀을 쥐었다”라는 반응을 남겼고, SNS에는 “현실적인 한국형 히어로 영화”라는 평가가 잇따랐습니다. 이는 《엑시트》가 단순히 스릴을 주는 영화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용기와 연대를 그렸기 때문입니다.
5. 엑시트가 남긴 의미 — 한국 영화의 새로운 방향성
1) 공감의 힘으로 이룬 흥행
《엑시트》는 거대한 제작비나 화려한 CG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핵심은 ‘공감할 수 있는 인물’과 ‘생활 밀착형 위기’였습니다. 이는 이후 한국 상업영화들이 재난이나 액션 장르를 제작할 때, 관객의 현실 감정에 기반한 서사를 중시하도록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2) 평범함 속의 영웅
이 영화는 진정한 영웅이란 초인적인 존재가 아니라, 위기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테마는 한국 사회의 현실적 정서를 반영하며, 작은 용기와 끈기의 가치를 일깨웁니다.
3) 청춘 세대의 응원가
취업난과 불안정한 삶에 지친 청년층은 용남을 통해 “나도 아직 해볼 수 있다”는 위로를 받습니다. 《엑시트》의 진정한 감동은 바로 이 세대 공감의 서사에서 비롯됩니다.
6. 결론 — 지금 봐도 여전히 빛나는 한국형 재난 영화
《엑시트》는 단순한 오락영화를 넘어, 한국형 재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 작품입니다. 조정석과 임윤아의 호흡, 유머와 감동이 공존하는 연출, 그리고 “평범한 사람이 세상을 구한다”는 메시지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처음 극장에서 봤을 때의 긴장감은 물론, 다시 봐도 웃음과 울림이 함께 찾아오는 영화. 《엑시트》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감정형 재난 영화의 모범이며, “한국 영화도 이렇게 따뜻하게 위기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했습니다.
💭 마무리 한 줄
《엑시트》 — 절망 속에서도 웃을 수 있는 용기, 평범한 사람이 만들어낸 가장 따뜻한 탈출기.